2007년 11월 29일 목요일

겨울 나기

그림 조각을 맞추며

낙엽이 지고,
기온도 내려가고,
일조량도 줄어들때,

반면에 우울감은 증가되고,
모두들 월동 준비로 맘이 분주해 질 즈음,
나도 나만의 겨울나기 준비를 시작한다.

겨울 나기 이벤트 중 하나는 퍼즐 맞추기이다. 조각난 그림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모습을 찾아갈 때의 희열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아마 모를 것이다. 퍼즐 할 때 여러 가지 요령들이 있지만 가장 기본은 원본의 그림을 충분히 숙지하는 것이다. 원본이 머리 속에 어느 정도 자리잡고 있어야 흩어져 있는 조각들의 자리매김을 대충이나마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엔 가장자리의 조각들을 찾아 그림 전체의 틀을 잡는 일 이다. 경계선을 그려주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간혹 또렷한 그림들은 안에서부터 시작해도 별 무리 없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경계선을 정해 놓지 않으면 이것저것 들었다 놨다 하다가 금세 지쳐버리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선 각각의 조각들속에서 서로를 연결시켜주는 작은 실마리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제일 중요한 작업이고, 흥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천 개의 조각들을 각각 자리를 찾아주는 것은 쉽지 않다. 이때에 작은 clue가 큰 역할을 한다. 하나하나의 실마리들을 연결하여 그림을 맞추어 가는 재미가 퍼즐의 묘미 중 하나이다. 그러하기에 퍼즐을 할 때는 더 섬세해지고, 작은 것 하나에도 충실하게 되어진다.

퍼즐을 오래 하다보면 퍼즐 색깔로 대충 위치를 설정할 수 있고, 작은 clue도 쉽게 눈에 들어온다. 가끔은 한 발자욱 뒤에서 퍼즐 조각들을 바라만 보고 있어도 들어갈 곳이 찾아 질 때도 있다. 그러나 아주 가끔이다. 퍼즐 맞추기에도 많은 노력과 내공이 필요하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라는 원본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원본을 채우고 있는 각각의 그림들도 대충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젠 하나씩 하나씩 작은 조각들을 찾아내어 그 자리매김을 할 때라 생각한다. 처음부터 한번에 자리를 찾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퍼즐을 해본 사람은 누구나 공감 할 것이다. 그렇지만 한번에 안된다고 시도조차 않는다면 결코 그림은 완성되어지지 못할 것이다.

빠트릴 수 없는 것, 한 가지는 원본의 그림을 수시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원본을 보고 시작해도 한 조각 한 조각 원본속에서 위치를 확인하고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계속적으로 말씀을 듣고, 보고, 배우고, 행해야 하는 이유도 비슷할 것이다. 원본숙지!!!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완성될 그림을 위해선 아주 작은 clue들 조차 무시하면 안된다. 하다못해 조각에 난 흠집마져도 때로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함께 어우려져 살아야 되는 운명을 타고난 사람들이다. (^^*) 그러하기에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알기 위해 그 사람의 작은 몸짓 하나속에서 그 사람의 상처, 아픔, 기쁨등 그의 삶을 읽어 내어 서로 보듬어 줄 때 우리의 운명 공동체가 굳건히 자리 매김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작은 clue를 찾기 위한 아픔도 기쁨으로 달게 받을 수 있는 공동체 GPCC가 있어 행복한 한 조각이.....

댓글 2개:

익명 :

'원본숙지하며, 서로 보듬어 줌'
너무 좋은 글이예요. 고마워요.

푸른 목장 교회 :

벌써 겨울이네요, 그러고 보니.

인생의 겨울은 아직 좀 남았다고 생각하니, 아직은 봄을 기다리는 소망에 위안을 삼아봅니다만, 특별히 양로병원에 누워계시는 권사님 얼굴이 떠오르는군요.

원본 그림, 이 원본이 있는 이상, 어떻게든 우리가 길을 찾아서 본향으로 돌아가는 것은 문제가 아니겠습니다만, 문제는 이 원본이 우리에게 약속의 형태, 소망의 형태로 있다는 게, 이따금씩 우리의 정신을 흐릴 때가 있는 까닭인가 생각합니다.

아마도, 그래서 우리에게 믿음이 필요한게지요. 다행히 우리가 개척자가 아니라, 첫열매가 되신 우리 주님께서 이미 모든 길을 다 달려가셨고 깃발을 꽂으신 다음, 우리에게 지도를 그려준 셈이니, 사실은 이보다 더 정확한 지도가 어디있겠습니까?

이미 하늘의 성소에 들어가신 그분께서 우리에게 날마다 그 하늘 성소의 거실로 초대하고 계신 줄 압니다. 제단도, 제물도 필요없이, 그냥 십자가를 묵상하며, 입술의 고백과 찬양이면 충분합니다. 그 성소는 이제 언제든지 누구게든지 열려있으니까 말입니다.

하여, 작금이후로 DQT를 통해, 이 성소에 날마다 나아가는 자들이 복이 있을지어다.

썰렁한 겨울이지만, 이 DQT 통한 하나님과의 교제와, 그리고 매토밤을 통한 성도들과의 교제와 더불어, 이 겨울을 훈훈하게 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을 섬기는 권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