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6일 화요일

새벽을 가르는 사람들(목회칼럼 11.4.07)

오늘도 여지없이 5시 30분 알람이 울린다. 난 아직도 졸린 눈을 부비며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데 남편의 샤워 소리가 들린다. 미리 준비한 성경가방을 들고 그라지 문을 연다. 헤드라이트를 켤 만큼 아직은 컴컴한 새벽이다.

지난 2년여 동안 토요 새벽 기도회를 통해 시편을 꾸준히 묵상해 왔다.
이제 시편 제 4권의 마지막인 106편을 끝으로 그동안의 대장정을 일단 마무리했다. 다음 토요일부턴 신약에서 한 책을 택해 말씀을 묵상한단다.

참 감사드린다. 시편 묵상을 통해 계속해서 나의 뇌리에 박힌 동사는 기억하라, 잊지 말라, 인정하라, 알라 등등이었다. 물론, 내가 기억하고, 잊지 말고, 인정하고, 알아야 할 대상은 당연히 여호와 하나님이시다. 형편없이 흠투성이인 나를 언약의 대상으로 선택하시고, 어떤 상황에서든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인자와 긍휼로 품으셔서, 결국은 감히 하나님의 언약의 대상이 될 만한 아름다운 인격(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으로 다듬어 가시는 그분의 성품과 구원의 계획을 재삼재사 확인하는 시간들이었다.

어떤 상황, 어떤 조건에 있든지(특히나 감사로 화답하기 힘든 상황에서는 더욱이), 하나님께 감사하고 찬양하고 경배하고 순종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분께 마땅히 그리해야 함은 알지만 자연스럽게 이런 반응을 하지 못하고 사는 게 늘 고민이었다.

이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은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 뿐임을 다시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하나님을 내 삶의 모든 영역에서 겸손히 인정하려 애쓰고, 순간순간 잊지 않고 기억해내려고 애쓰는 나의 의식작용에 달려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어졌다. 하나님 보시기에 마땅하고도 자연스러운 감사의 순종은, 이런 나의 의식작용의 애씀과 그에 따른 의지의 결단이 없이는 나올 수 없는 것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시편을 통해 주신 이런 도전들은, 특히 하나님과 개인적인 교제의 시간을 통해 그분을 더 알아가고픈 갈망의 마음을 더욱 갖게 해주었다. 아직도 종종 마음과 달리 내 습관에 매여 실천에 옮기는 일이 힘들 때도 있지만, 이젠 오래된 습관을 따라 사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삶을 살아가려 한다.

차가운 새벽 공기를 가르며 오기엔 가깝지 않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교회로 모이기를 힘쓰는 새로운 지체들로 인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또한 우리의 말씀 묵상과 진솔한 나눔을 통해 우리를 공동체로 불러주신 주님의 은혜를 더욱 겸험케 하시는 성령님께 감사드린다.

(권 경숙)

댓글 1개:

익명 :

토요 아침공부6시(새벽기도라는 말보다...]에 이제부터[11/9] 신약을 시작!
sharing하는 방식이 새롭고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