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1일 목요일

목회칼럼 : 우리의 일상 속에 오신 주님의 은총

우리가 하나님의 특별한 소유/백성으로 구별된 것은 우리가 특별해짐으로써 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특별하신 우리 주님께서 우리의 일상 속에 오심으로써 된 것이다. 즉 우리가 특별히 거룩한 존재이기 때문도, 우리가 특별히 거룩해졌기 때문에 된 것도 아니다. 오직, 거룩하신 그분께서 거룩하지 않은 우리의 일상 속에 오셨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아직도 우리 스스로 이런 koine(보통, 속된, 더러운, 쌍<常>스러운) 상태를 벗어날/초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교만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오, 가당치도 않은 생각이다. 따라서, 주님께서 우리의 이런 코이네 상태로 낮아지심으로, 도리어 우리의 모든 일상이 그분과 동행하는 가운데 거룩하게 변하게 해 주신 은혜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다.

이런 은혜를 받은 사람들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이요, 이런 사랑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성도(백성)들이다. 이 은혜 안에서 우리의 일상 생활의 모든 영역, 모든 구석구석이 이제는 새로워졌고 의미있는 것으로 변화되게 되었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매일 같이 대하던 밥 한 공기, 어김없이 찾아오는 출근 시간이 새로운 까닭은 우리 주님께서 우리의 일상에 함께 계시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님께 가기 전에, 주님이 먼저 우리에게 오셨다. 우리가 하나님을 소유하기 전에, 하나님이 먼저 우리를 소유하셨다.

따라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우리 일상의 모든 시공간에 오셔서 우리의 일상을 ‘거룩’케 하시는 그분과 기쁘게 동행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일상을 제쳐두고 무슨 신령한 체험이나 의식을 통해서 우리 스스로를 거룩케 하려던 이전의 발상과 lifestyle을 십자가에 못박고, 하나님의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라고 하는 우리의 새로운 position/identity와 그에 걸맞은 lifestyle로 사는 걸음마를 연습해 나가야 한다. 우리의 모든 일상을 의미없이 또는 도리어 허황하고 되지도 않는 의미를 부여하면서 허우적대던 삶을 청산하고, 새로운 identity로 사는 하나님 나라의 lifestyle을 익혀 나가야 한다.

아침에 단잠에서 깨어나서, 커피한잔과 함께 하루를 여는 것으로 시작하여, 우리의 모든 만남과 관계들, 직장의 반복되는 일과와, 식구들과 둘러앉아서 서로 서로 감사하며 축하하는 저녁 만찬, 그리고 하루의 창을 닫는 고요한 저녁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모든 일상이, 그분과 동행하는 가운데 새로운 의미로 가득하고 은혜와 감사로 충만한, 거룩한 일상이 되게 된 것을 실제로 경험(actualize)해 나가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삶, 자기부인의 삶은, 분명 이처럼 이전의 경건치 않은 세상의 정욕을 향해 “안돼”라고 말하는 측면을 포함한다. 그러나, 이는 도리어 우리의 허무하고 지루한 일상을 벗어던지고, 자유롭게 하여, 주님 안에서 다시 지음받은 새로운 피조물로서 우리의 모든 일상을 보람있고 재미있게 살아가는 신나고 신비스러운 여정을 의미한다.

Always thank God and be satisfied in Christ Jesus our L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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