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11일 월요일

목회 칼럼: 다시 교회를 생각한다.

가정이 해체되고, 커뮤니티가 뒤틀려 있거나 아예 사라져 가고 있다. 아마도 하나님을 떠난 이 땅의 인간들이 입은 가장 큰 타격은 바로 이점일 것이다. 왜냐하면 커뮤니티 없이, 우리는 참된 인간이 될 수도 없고, 도리어 기괴한 모습의 인간들로 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이 땅에 오셔야 했던 까닭은 분명 바로 이런 절박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도록 하기 위함이셨다. 그래서 교회를 두고 주님의 가정이오, 새로운 커뮤니티라고 하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지역교회들은 이 땅의 커뮤니티 부재와 뒤틀린 커뮤니티의 부작용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으며, 나아가서 이 땅의 커뮤니티보다 도리어 더 칙칙한 색깔을 띄고 있지 않은가?!

어디서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것일까? 우리를 궁극적으로 하나되게 하는 것은 어떤 조직이나 기구도, 인간적인 지도자도, 트렌디한 설교나 음악이나 또 어떤 프로그램도, 그럴듯한 명분이나 이데올로기도 아니다. 우리가 주님의 교회조차 참된 커뮤니티로 꾸리지 못하는 까닭은, 건물이 시원찮아서도, 조직이나 기구가 없어서도, 지도자가 나빠서만도, 프로그램이 없어서도, 사명선언문이 없어서도 아니다.

문제는 우리에게 주님의 마음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긍휼이 풍성하신 우리 주님, 그 마음을 본받아서 서로 서로 긍휼히 여기는 마음, 낮아지려는 마음, 서로 귀하게 여기고 보듬으려는 마음, 주님의 교회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殺身成仁하려는 마음과 의지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도리어 여전히 내가 유익을 얻고, 내가 대접을 받고, 내가 인정을 받고, 내가 [남보다] 잘되어야겠다는 마음, 그래서 결과적으로 다른 이들을 무시하고, 소외시키고, 헐뜯기까지 하는 그 마음이 우리 안에 똬리를 틀고 있는 이상, 우리는 주님의 교회가 될 수 없다.

이렇게 볼 때, 교회는 다름 아닌 주님의 몸, 곧 주님의 마음이 신경과 핏줄처럼 연결되어 온 몸에 고루 퍼져서 그 영향력을 나타내는 커뮤니티이다. 교회 창립 35돐을 맞아, 과연 우리 개개인이 주님의 마음을 본받아 새로이 지음을 받은 사람들인지, 그리고 우리 사이에 이런 주님의 마음이 역사하지 못하도록 가로막거나, 서로를 소외시키고 있는 매듭과 옹이는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자. 그리고 성육신하시기까지 우리를 보듬으신 우리 주님의 긍휼과 사랑으로 우리 자신을 그리고 우리 사이의 관계를 다시 세워나가자. 그리하면 머리되시는 우리 주님께서 친히 우리를 통해 역사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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