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5일 금요일

목회칼럼 : 자기 부인-세상의 연줄을 끊어버려라!

인생은 어딘가/누군가에 소속하지 않으면 불안한 존재이다.
그러나 절대자 하나님의 품을 떠난 우리 인간들은, 아무리 천상천하 유아독존처럼 보일지라도, 기껏해야 상대적인 존재 곧 또-다른 “불안한 존재”에 우리의 소속/충성을 맡기고 살아야 하는 풍전등화 같은 존재가 되었다. 왜냐하면 어떤 전설적인 영웅이나, 카리스마가 있어 보이는 지도자라 해도, 결국은 여전히 불완전한 인생일 뿐이며, 우리의 안전을 영원히 보장해 줄 것처럼 보이는 소유/돈이나, 권세/빽, 인기 등과 같은
이 세상의 파우어도 궁극적으로 기댈 수 있는 대상은 못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상적인 파우어는 상대적인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기고 살아 남으려면, 어떻게든 그 세를 불려야 하고, 연루된 사람들을 실타래처럼 더 많이 규합해 나가야 한다. 이런 세 싸움에서 손쉽게 힘을 규합할 수 있는 방법이 소위 연줄을 잡는 것이다. 그러나, 강부자나 고소영 같은 학연, 지연, 혈연, 교연 등의 “연줄”은 피차간의 필요가 맞물려 있는 동안은 강력한 본드로 작용할지 모르지만, 어느 한 쪽에서 필요의 수명이 다하면, 그야말로 줄 떨어진 연처럼 순식간에 떨어져 나가서 피차가 소외되고 만다. 그래서 이 연줄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폭력을 휘둘러서 상대를 굴복시키려 들거나(violence), 그 폭력을 피해가기 위해 조종/기만(manipulation) 함으로써 관계를 팽팽히 긴장시켜야 한다.
세상은 이것을 훌륭한 ‘매니지먼트’라고 부르지만, 사실 이런 식의 매니지먼트는 본질에 대한 관심은 제쳐두고, 끊임없는 야합과 이합집산의 이전투구를 반복하도록 할뿐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주님께서 제자들을 향해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라’고 하신 말씀은, 다름 아니라, 이런 식의 연줄을 끊어버리고, 이 세상적인 매니지먼트를 중단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제 참되신 하나님께 소속하게 된 우리 주님의 제자들은 더 이상 이런 위협과 조종의 방식을 좇을 필요가 없다. 도리어 뭇사람(모든 사람들)을 존중하고, 누구든지, 심지어 원수같은 존재라 할지라도, 그 인격의 바운데리를 지켜주며, 나아가서 손해를 보더라도 서로 불쌍히 여겨서 헤아려 주고, 용납해 주고 이웃이 되어주어야 한다.
사실 하늘 나라의 막강한 파우어를 모두 지니신 우리 주님께서 하늘 나라의 모든 연줄을 끊어버리고 철저히 낮아지심으로 이 땅에 오셨으며, 도리어 전혀 파우어 형성에 도움이 안되는 죄인/세리/창기들의 친구가 되어 주시지 않으셨던가! 아마도 주님께서 자신의 힘을 더욱 굳히고 과시하시기 위해 연줄을 규합하고자 하셨던들 우리 같은 사람들이 언감생심 그분의 측근 그룹에 접근조차 할 수 있었겠는가?! 자기 부인이란, 이처럼 이 세상적인 안전과 파우어의 연줄을 끊어버리고, 도리어 이 세상을 “피하여”(counter-walk: 역행하여) 우리 주님의 모범을 좇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우리가 연약(vulnerable)한만큼, 주님께서는 우리를 더욱 불쌍히
여기시며 챙겨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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